문제와 마주하고 해결하려 행동할 때 비로소 행복이 온다. ©steptohealth.co.kr
심연희
Life Plus Family Center 공동대표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RTP지구촌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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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피하기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상담실을 찾는 많은 분들 역시 행복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한다. 자신을 짓누르는 우울감, 실패감, 불안감에서 벗어나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러 오기 전까지 그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해왔다. 미친 듯이 일을 하거나,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이나 마약을 하기도 한다. 타인과 얽히는 문제들이 싫어 모든 사람과 담을 쌓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오기도 하고, 이혼으로 그동안의 힘든 관계를 끝내기도 한다. 계속되는 우울감을 없애기 위해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먹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그런 노력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행복해지기 위해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피하거나 없애려는 노력인 경우가 많다.

문제가 없는 삶
그러나 행복하고 싶어 문제를 피하거나 없애려는 시도는 또다른 문제를 낳게 된다. 하나의 문제가 사라진 진공의 공간에 다른 문제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문제와 고통을 자식에게까지 물려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자신이 겪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일한다. 힘들게 장사를 해본 부모는 자식만큼은 장사를 시키고 싶지 않다. 자신이 겪은 그 불안과 고통을 자식에게는 겪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할 여건이 안 됐던 부모는 자식만큼은 맘껏 공부를 시키고 싶다. 자녀가 자신처럼 세상에 치이고 상처받으며 살까봐 내 자식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철통방어를 한다.
그런데 부모들이 그렇게 애써 문제를 없애준 진공의 공간에 행복만 들어차면 좋으련만, 늘 의외의 문제들이 생겨난다. 결과적으로 삶의 진공 속에서 자란 자녀들은 인생의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는 약한 영혼으로 성장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경험하며 자신을 연단할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문제’는 행복의 열쇠
그러면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일들 뒤에 어차피 또 다른 문제들이 따라온다면 삶이 불행해도 그냥 체념하고 살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우리 삶에 찾아온 ‘문제’는 불행의 씨앗이 아니라 행복의 열쇠다. 문제는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유용하다.
문제가 없으면 아무도 고민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 필자 역시 삶이 내 인생에 가져다준 아픔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담 사역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목회에서 겪는 어려움이 없었다면, 그리고 내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회의감과 갈등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삶의 문제들은 경험하는 동안은 아프고 힘들지만 잘 겪고 나면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는 다리가 된다. 작가 마크 맨슨(Mark Manson)은 “행복은 문제가 없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행복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는 행동(action)할 때 얻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부인하려고 하면 고통은 계속된다. 오히려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문제와 진지하게 마주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묘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문제와 마주하기 시작하면 해결책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나아가 문제를 고민하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맛보게 된다. 그러므로 문제가 없는 삶을 바라기보다는 좀 더 나은 문제가 있는 삶을 바라는 것이 행복을 경험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회피, 쉽지만 고통스러운 길
얼굴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다. 다른 학교, 다른 직장, 다른 교회, 다른 나라로 가 버리면 끝이다. 그런데 나의 문제를 인정하고 마주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주변 환경을 바꿔봐야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내 약점을 후벼파는 사람들의 비판은 당연히 아프다. 몇날 며칠 배신감과 억울함에 잠이 안 온다. 그런데 나에게 있는 부족함을 직면하기 전까지는 그 공격에 계속 상처만 받을 뿐이다. 나의 부족함을 자기계발의 시작점으로 삼을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누군가에 대한 미움을 그 사람 탓으로 돌려 버리면 속은 좀 편하다. 내 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거나 모든 문제가 다 배우자 탓, 자식 탓이라고 말하고 나면 나는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 문제가 없는 듯 외면하고, 오직 ‘상대방’이 문제인 것처럼 화살을 돌리면 나는 안전한 것 같다.
하지만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하면 당장은 좋은 듯 하지만 결국은 건강한 해결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그 후회와 고통은 평생 나를 따라다닌다. 건강한 해결이 가져다주는 깊고 충만한 행복과 축복 또한 결코 경험하지 못한다.

행동할 때 찾아오는 행복
원고 마감을 무시하고 피하는 시간만큼 부담감은 배가된다. 돈 내라는 청구서를 쌓아두면 그만큼 불안감도 쌓인다. 제출해야 할 숙제를 위해 책상 앞에 앉기 전까지는 과제를 끝낸 시원함을 알지 못한다. 우리 교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더 건강한 교회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 나이 먹도록 나에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나서야 그 부족함과 약함을 주님께 내놓고 기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죄를 마주하기 시작해야 예수님의 구원을 경험하고, 자신의 깨어짐과 마주해야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을 알게 된다.
행복은 문제가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힘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문제를 인정하고 용기를 내 그 문제와 직면한 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행동을 통해 경험하는 안도감이자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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