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가의 키 큰 미루나무들 ©이창우 블로그

하늘로 흐르는 강

간절한 염원
땅 속 깊이 뿌리내렸을 거야
어둠의 젖꼭지
빨고 또 빨았을 거야

눈물 같은 젖
뿌리 지나 줄기로 가지로
흐르고 흘렀을 거야
위로 위로 잎새들 활짝 펼쳐
하늘 가득 푸른 깃발 흔드는 거야

비바람 눈보라 맨몸으로 끌어안고
두터운 껍질 터지고 갈라져도
간절함으로 일으켜 세운 염원
하늘로 하늘로 흐르는 거야

▶ 작가의 말
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물을 빨아들인다. 그것은 나무에게 어떤 간절한 염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둠 속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은 슬픔이며 눈물이기도 하지만, 나무에겐 생명줄인 젖이다.
가지를 뻗게 하고 잎들이 무성하게 자라게 할 뿐만 아니라, 간절한 염원을 일으켜 세우는 근원적인 힘이기도 하다.
나무는 내부에 뿌리로부터 하늘로 흐르는 수많은 염원의 강을 품고 산다.
그런데, 시인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어찌 나무 이야기이겠는가.
그건 나무를 빌어서, 시인 자신과 그리고 이렇게 간절한 염원을 품고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무에 얹어 하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임문혁
시인, 교육학박사, (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외딴 별에서』, 『이 땅에 집 한 채…』, 『귀.눈.입.코』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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