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베나의 브랜드 써클을 참고하여 나만의 브랜드 써클 초안을 만들어보자. ©문영호 <팬을 만드는 마케팅> 책 참조

두 회사의 브랜드 써클
브랜드 써클을 만들어보는 것은 브랜딩을 위한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마치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 계획을 세우듯이, 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잘 운영하기 위한 계획표를 짜보는 과정이다. 단순하게라도 나만의 브랜드 써클을 만들어 놓고 자주 쳐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르면서 조금씩 더 완성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간다. 그러니 일단 초안을 만들어보자. 브랜드 써클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이 점점 더 명확해질 것이다.
그런데 나만의 브랜드 써클을 만드는 것이 여전히 너무 부담스러운 일로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팬을 만드는 마케팅> 책의 저자인 문영호 대표가 두 회사를 컨설팅하며 회사 대표 및 직원들과 함께 브랜드 써클을 만든 사례를 통해 간접경험의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자.
첫 번째 사례인 ‘메이베나’는 뽑아 쓰는 마스크팩, 폼클렌징 등 뷰티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wadiz)를 통해 많은 펀딩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두 번째 사례인 ‘우리즈’는 신규 브랜드 방방곳곳을 론칭하였다. 방방곳곳은 치약이나 물 먹는 하마처럼 집에 항상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브랜딩 작업을 통해 좀 더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만들어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려는 회사다.
두 회사 모두 브랜딩을 하기 전에 내 브랜드의 고객이 누구인지, 경쟁사는 어디인지를 분석했다. 고객들이 경쟁사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찾아내고, 우리 제품을 구매할 만한 가상의 고객을 만들어 그 고객의 일상적인 삶을 머릿속에 그렸다.

브랜드 본질
먼저 브랜드의 본질은 내가 진짜 파는 것이 무엇인지, ‘업의 본질’을 생각해보는 부분이다. 브랜드의 본질은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답이 나오는 일이 결코 아니다. ‘고객들은 왜 우리 제품을 살까?’, ‘우리는 고객들에게 어떤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토론하며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도출되는 것이다.
메이베나는 기존에 있던 제품에서 문제를 찾아내어 이를 해결한 새로운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안한다. 따라서 메이베나의 업의 본질은 ‘기존 제품의 문제 해결’이라고 정의하였다.
방방곳곳은 가정에서 자주 쓰는 제품들을 판매할 예정이기에, 고객들에게 믿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제품 선택에 고민하는 시간 없이 손쉽게 구매 결정을 할 수 있게 돕고자 했다. 따라서 업의 본질을 ‘고객들에게 삶의 여유를 제공한다’로 정했다. 구매를 고민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삶의 여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비전
브랜드 비전은 ‘우리가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해서, 어떤 세상이 되기를 원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 부분은 대부분 브랜드의 본질과 중복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메이베나는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해결해서, 화장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주는 것’을 브랜드 비전으로 정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기회비용과 구매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다.
방방곳곳은 ‘소비자의 생활의 문제나 결핍을 해소해서, 누구나 쾌적한 삶을 살게 한다’를 브랜드 비전으로 삼았다. 소비자가 방방곳곳이라는 브랜드를 신뢰하게 되면 너무 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서 쾌적한 삶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미션
앞에서 정한 브랜드 비전을 성취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브랜드 미션이다.
메이베나는 ‘사람들의 문제를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제품을 개발해 제안한다’를 브랜드 미션으로 정했다.
방방곳곳은 ‘사람들 곁에 두고 싶은 가치 있는 제품을 꾸준히 만들고 알리자’로 브랜드 미션을 정했다.

브랜드 약속
브랜드 비전과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의 고객에게 어떤 약속을 할지 생각해보는 과정이다. 참고로 브랜드 약속은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단 하나라도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메이베나의 브랜드 약속>

화장품 다이어트: 고객들이 수많은 제품을 사서 테스트해볼 필요가 없는 우수한 제품을 만든다.

진정성 있는 제품: 내부 직원들이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

차별화된 제품: 더 편리하고, 더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든다.

피부 케어 솔루션 제공: 피부 고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가 먼저 고객을 챙긴다.

<방방곳곳의 브랜드 약속>

고객과 꾸준한 소통: 1년에 2번씩 대표가 고객의 고민을 듣는 자리를 만들고, 고객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남기면 반드시 소통하겠습니다.

항상 곁에 두고 싶은 제품: 예쁜 디자인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겠습니다.

브랜드 목표
브랜드 목표는 매출액이 될 수도 있고, 시장점유율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표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브랜드의 목표를 세우면 조직 구성원들이 자기 일의 목표를 설정해 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메이베나는 매출액을 목표로 정했다. 2023년 100억, 2024년 200억, 2025년 350억, 2026년 500억 매출 달성을 브랜드 목표로 정했다.
방방곳곳은 ’10년 안에 대한민국 한 가구당 방방곳곳 제품 한 개씩’을 목표로 정했다.

브랜드 가치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로 보여질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브랜드 가치를 시각화 하는 작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두 브랜드는 각각 3가지 가치를 정했다.
메이베나의 가치: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믿을 수 있는, 기대되는
방방곳곳의 가치: 삶의 여유를 제공하는, 제품 선택에 깐깐한, 귀를 기울이는

참고할 브랜드
기존의 브랜드 중에 내 브랜드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유사한 브랜드를 찾아 벤치마킹하는 과정이다.
메이베나의 경우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은 이용자들이 메시지를 보낸 후 삭제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해준 카카오톡, ‘믿을 수 있는’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만으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무인양품, ‘기대되는’은 다양한 굿즈로 고객들의 사랑과 기대를 받는 스타벅스로 정했다.
방방곳곳의 경우 ‘삶의 여유를 제공하는’은 휴식을 제공하는 바디프렌드, ‘제품 선택에 깐깐한’은 고객의 건강을 챙기는 데 깐깐한 이미지의 코웨이 정수기, ‘귀를 기울이는’은 소비자와 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벅스로 선택했다.

인재상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 브랜드의 가치를 담은 사람을 뽑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브랜드의 가치는 직원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메이베나의 인재상은 ‘문제 해결력이 뛰어나며, 업무처리를 믿을 수 있고, 내일의 발전이 기대되는 사람’으로 정했다.
방방곳곳은 ‘고객에게 삶의 여유를 제공하는 것에 사명감을 느끼고,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에 깐깐하며, 고객의 이야기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사람’으로 정했다.

직원이 일 잘하는 법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각 회사에서 일 잘하는 법을 정한다.

<메이베나에서 일 잘하는 법>

1. 우리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2. 고객이 항상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3. 고객들이 항상 우리의 다음 제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4. 우리는 단순히 뷰티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5. 회사가 바르게 성장하기 위한 의견이 있다면 속에 담아두지 않는다. 항상 리더들에게 이야기하고 실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대표가 일 잘하는 법
이 부분은 대표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수정하거나 추가하면 된다.

1.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대표가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해야 한다.

2. 회사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모두 대표의 잘못이다.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3. 직원들에게 일을 부탁할 때는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4. 내가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나와 함께 일하는 직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면 된다.

5. 우리는 오래 가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고객들에게 멋진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통한 추억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의 대표 색상이나 글자체는 디자이너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영역이다.
메이베나의 대표 색상은 하늘색, 글자체는 산돌고딕체로 정했다.
방방곳곳의 대표 색상은 베이지, 글자체는 명조체로 정했다.
브랜드의 이미지는 브랜드의 가치가 담긴 여러 가지 이미지들 중에 하나를 골라 사무실에 붙여두고 오며가며 브랜드의 가치를 내재화하는 것이 좋다.

브랜드 문장
브랜드 문장을 만드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일단 초안을 만들고 수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메이베나: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메이베나
방방곳곳: 당신과 소통하는 당신의 문제 해결사
광고 카피에서 방방곳곳은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편안한 어휘를 선택하고, 제품 선택의 깐깐함을 표현할 때는 진지한 서술 방식을 사용하며,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이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노력한다는 내용을 항상 기술하기로 했다.

브랜드 스토리
<메이베나의 브랜드 스토리>

1. 전문성

– 직원들이 쓰는 화장품

– 공신력 있는 외부 인증

– 믿을 수 있는 품질 기준 (불만족시 100% 환불)

2. 정감성

– SNS, 팬미팅, 라이브 커머스 등으로 고객과 지속적 관계 유지

– 구매액이 클수록 혜택도 커지는 리워드 프로그램

– 직원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서 만드는 제품 생산 방식

3. 공감성

– 피부로 인한 자존감 상실이 없는 세상 만들기

– 피부관리 소외 계층을 위한 꾸준한 기부활동

– 메이베나를 통해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세계 237국에 알리자.

브랜드 팬
방방곳곳의 브랜드 팬: 제품을 2개 이상 구매했고,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

1. Why?

– 꾸준한 할인쿠폰 제공

– 저렴한 가격에 신제품 구매 기회 우선 제공

– 팬클럽 행사를 통한 소속감

2. How?

인스타그램으로 소통

3. What?

– 고객들로부터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꾸준히 청취한다.

– 고객들의 상품 제안을 받고 실제로 제품을 개발한다.

4. How many? (몇 명의 팬)

– 브랜드 론칭 후 1년간 100명

실행의 시간
지면 관계상 모든 항목을 자세히 적지는 못했지만 각 항목의 예시를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당신이 실행할 시간이다. 이 예시들을 참고로 시간을 내어 자신만의 브랜드 써클 초안을 만들어보자. 브랜딩을 고민하는 동안 내 브랜드를 한 발짝 물러서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일단 나의 브랜드 써클의 초안을 만들어 놓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나갈 수 있다. 자주 들여다보면서 단어 하나, 표현 하나를 조금씩 수정하게 된다. 어느 정도 완성본이 만들어지면 내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고 매일 실천을 해보자. 내가 직접 실천해보고 자연스럽게 체화되는지 한두 달 정도 몸으로 느껴보면서 어려운 부분을 더 쉽게 바꿔야 한다. 나도 못하는 것을 직원들에게 하라고 설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준비가 되었으면 직원들에게 공유하며 그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조금 더 ‘우리 브랜드’라는 느낌을 살려보자. 직원들이 브랜드 써클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었다고 느끼면 회사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더 높아진다. 그리고 최소한 3개월에 한번씩은 직원들과 함께 점검하면서 우리 브랜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나만의 브랜드 써클을 만들어보실 분들은 아래의 브랜드 써클 양식을 다운받아 사용하시기 바란다.

정경화 편집장
[email protected]

브랜드 써클 양식 ©문영호 <팬을 만드는 마케팅> 책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