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싱가포르의 의사 리차드 테오 컹 시앙씨는 성형외과 의사로 30대에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011년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됐습니다. 다음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요약한 것입니다.

최고의 상품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는 현대 사회가 만든 전형적인 상품이었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꽤 성공적인 상품이었지요.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면서 저는 미디어와 주위 사람들로부터 행복은 성공에서 오는 것이고, 그 성공은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생각을 갖게 되면서 저는 어려서부터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학교에서 1등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경기나 달리기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했습니다.

성공한 의사
저는 의대에 진학해 안과 의사가 됐고 의료기기와 레이저 관련 특허를 두 개나 보유했지만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안과 의사는 돈을 많이 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형외과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아파서 병원에 갈 때는 20달러도 아까워하던 사람들이 성형수술에는 1만 달러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성형외과는 아주 잘 됐습니다. 환자들이 계속 늘어 처음에 1주일씩 기다리던 환자들이 3개월까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환자가 밀려들자 의사도 4명이나 고용했고, 1년도 지나지 않아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에도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부유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망설임 없이 인도네시아로 병원을 확장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차고 넘치는 돈으로 무엇을 할까,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여러 경주용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했습니다. 주말이면 레이싱을 하러 말레이시아에 갔고 경주용 차량을 사 모으기도 했습니다. 페라리도 샀습니다.
차를 산 다음에는 저택을 마련했습니다. 각계각층의 유명인들, 부자들, 그리고 미인들과 파티를 즐겼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때가 제 삶의 정점이었습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말기암 선고
그런데 지난해 3월, 등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지요. 의대를 같이 다닌 친구에게 찾아가 디스크가 아닌지 MRI를 찍었습니다. 그날 밤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등뼈에서 다발성 골수종이 발견됐다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지요. 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겁니다.
다음날 PET(양전자 단층촬영, 암검사)를 했습니다. 의사들은 제가 폐암 4기라고 했습니다. 암세포는 척추는 물론, 뇌와 간 등 여러 장기에 전이되어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항암치료를 해도 3~4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제 삶은 박살이 났습니다. 저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성공, 트로피, 차, 집, 이 모든 것이 내게 행복을 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어떤 것도 나를 기쁘게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지난 10개월 동안 저를 기쁘게 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들,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웃고 울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
학창시절에 제니퍼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길을 걷다 땅바닥에 달팽이가 있으면 집어서 풀밭에 내려줬습니다. 저는 “왜 그러는 거야? 손이 더러워지잖아. 달팽이일 뿐인데.”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저는 자비심과 공감능력을 가진 의사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종양학과를 거칠 때 거의 하루 걸러 한 번씩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환자들이 겪는 고통도 다 봤지요.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몇 분마다 모르핀을 맞는 것도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건 그저 일일뿐이었습니다. 환자들의 상황과 고통을 묘사하는 의학 용어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제가 환자가 되기 전까지 그들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환자들이 겪는 것을 저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양심적인 의료인
여러분도 의사가 되기 위해 힘들게 공부해야 할 겁니다. 의사가 되기 위한 첫 해를 시작하는 여러분께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는 개업을 하게 될 겁니다. 여러분은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성공하실 겁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단 하나 문제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부를 다룰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고 더 탐욕스러워졌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더 많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성공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성공에만 매달렸고, 환자들은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삽니다. 그래서 자신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바로 그랬습니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인 동료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환자들에게 굳이 치료받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 있다고 조언해야 합니다. 의료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지지하고 옹호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자신만을 섬기다 도덕이라는 나침반을 잃어버렸습니다. 여러분은 그 나침반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암이라는 힘든 과정을 통해 그것을 깨달았지만 여러분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랍니다.

공감하는 의사
다음으로, 대부분의 의사들이 진료할 때 환자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제가 병원에 있을 때 환자의 진료기록 담긴 수많은 폴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빨리 그것들을 삭제하려고 했습니다. 환자들과의 상담을 가능하면 빨리 끝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게 대할 때 환자들의 기분과, 그들이 느끼는 고통과 걱정을 제가 진정으로 이해했을까요? 제가 암에 걸릴 때까지는 몰랐습니다.
저는 의료인 교육 시스템에 큰 결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이 전문가로만 길러지기 때문에 환자들과 공감하지 못합니다. 의사는 전문가로서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 5차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을 때마다 두렵습니다. 고통스럽습니다. 여러분은 심지어 원수라도 그런 일을 겪기를 바라서는 안 됩니다.
저는 조금 늦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런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고, 그들이 저를 많이 바꾸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사회가 원하는 삶을 살지 마십시오. 미디어가 하는 말대로 살지 마십시오.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섬기는 데서 오지 않습니다. 이것을 잊지 마십시오.
출처 : peacewoo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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