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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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테니스 친선경기
3월 24일, 미 동남부의 햇살은 봄을 만끽하기 충분한 날씨이면서 동시에 한낮에는 슬슬 여름이 느껴지는 때이다.
마침 하루 전에 대한민국 축구팀이 볼리비아를 이겼다는 기분 좋은 승전보를 들은 터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립대 중 하나인 클렘슨대학과 조지아 주립대의 한인 테니스 모임이 조지아 주립대에서 친선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지아로 향했다.
이번 대회는 조지아 주립대 테니스 코트에서 펼쳐졌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인 테니스 모임 친선경기는 봄에는 조지아 주립대에서 가을에는 클렘슨대학에서 번갈아 주최하고 있다. 또한 두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재직 중인 사람들이 주축이 되기는 하지만, 테니스를 좋아하는 주변의 지인들도 제한 없이 참가하여 같이 즐길 수 있는 모임이다.

시합 전에 주최측인 조지아 주립대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양팀을 대표하는 클렘스대학의 윤정록 교수와 임메니얼 컬리지의 정일용님을 만났다. 먼저 이 친선경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물어보았다.

클렘슨대학 대표 윤정록 교수와 조지아 주립대 대표 정일용님 ©제롬

“(윤정록) 아마 적어도 12년 정도 된 걸로 기억해요. 2007년부터 제가 친 기억이 있거든요.”
테니스를 좋아하는 한인들끼리 모여서 즐기는 친선경기이다보니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한 모양새다.

지역 사회 한인 교류의 장
이런 모임이 한인학생회나 한인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정일용) 저희 조지아 같은 경우는 대학에 소속된 분들이 주축이기는 하지만, 이 지역에 있는 한인 주재원이나 단기로 다녀가시는 분들도 같이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모임이에요. 그래서 조지아 주립대 이름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지역 한인 단체 모임들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교류와 소통이 활발하고 다른 이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윤정록) 저희 클렘슨은 한국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는 추세에요. 그래서 저희도 클렘슨 지역 사회의 한인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그러면 클렘슨 지역의 한인들간의 교류도 조금씩 더 활발해 지겠죠.”
두 라이벌의 전적
이 대회가 적어도 12년 정도 되었다니 두 팀간의 전적도 궁금하다. 이번 경기에는 클렘슨에서 8명 4팀이 참가했고, 조지아는 10명 5팀이 출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지아 팀의 한 분이 대회 당일 아침에 손을 다치는 바람에 양쪽 다 4팀으로 동등한 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역시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과거의 전적은 알 수 없지만, 최근 3년간의 전적은 조지아의 우세였다고 윤정록 교수가 헛웃음을 지어 보였다.

모임 활성화 방안
앞으로 이 모임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윤정록) 사실 클렘슨 같은 경우는 점점 인원이 줄어서 지금 이 모임을 유지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에요. 실제로 예전에 이 친선경기를 1년 정도 못한 적도 있어요. 우리쪽 선수들이 4명밖에 없었으니까 매치가 성사가 안 되었던 거죠. 아무래도 클렘슨이 한국에 잘 알려진 대학이 아니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대도시가 아니다보니 주변에 학교와 관련없는 일반 교민들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우리는 1년이나 2년 정도 단기로 다녀가는 경우는 드물어서 한번 들어오기만 하면 장기회원이 되는 장점도 있어요.”
“(정일용) 저희도 학교 소속이신 분들만으로는 어렵지만 지역 한인들과 같이 하면 회원 유지 걱정도 덜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의미도 있어서 계속 노력해야지요.”
자기 본업에 먼저 충실해야 하는 교직원이나 재학생들 입장에서는 서로 부담 없이 좋아하는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모임을 ‘유지’만 잘 해나가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넓은 네트워킹
대도시에서 열리는 한인 체육대회 같은 행사에 참여할 생각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정일용) 그런 대회는 민간단체에서 주최하는 대회라서 우리 모임의 이름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저희는 다른 주에 있는 대학들과 친선경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예전에 저희는 조지아텍이나 테네시의 멤피스대학과 친선경기를 시도했었고, 클렘슨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립대와 연결을 시도해 봤어요. 그런데 이동거리나 인원 문제 때문에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다음주에 우리 조지아 주립대와 조지아텍이 먼저 친선경기를 해요. 그후엔 클렘슨이 합류하면 규모도 커지고 교류가 좀 더 활발해지겠죠.”
이번 경기는 박빙의 승부 끝에 3년만에 클렘슨이 조지아 주립대를 이겼다. 그런데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경기 후에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모두가 좋은 친구일 뿐이다.
앞으로도 이 친선경기가 각 도시 대학들의 연결고리가 되고, 나아가 각 지역 한인 사회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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