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일(일)과 25일(일)에 ECU에서 아시안 혐오 반대 캠페인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많은 참가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하였다. ©Joseph Jung

아시안 혐오 반대 캠페인
지난 4월 18일(일)과 25일(일) 이틀에 걸쳐 노스 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위치한 East Carolina University(ECU)에서 아시안 혐오를 반대하는 캠페인(Run for Stop AAPI Hate)이 열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ECU 강진애 교수와 박진영 씨는 지난 3월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이후, 각각 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많은 고민 끝에 용기를 내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진애 교수는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는 초대 이메일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 3월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은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으로 살아가면서 누구도 증오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피부로 다가왔고,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박진영 선생님과 함께 짧은 걷기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목적은 하나. 우리도 이 사회의 엄연한 일원임을 알리고, 혹시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일반 주민들과 언론, 타운 리더십들에게 아시안 커뮤니티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ECU에서 진행된 아시안 혐오 반대 캠페인 참가자들의 모습 ©Thai Hanh Tran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아시안 혐오 반대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자신들이 경험하는 차별보다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들이 경험하게 될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과 증오범죄 때문이었다. 강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간간히 무지에 기반한 사소한 차별을 경험한 적은 있어도 딱히 차별을 당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인으로 자라지만, “Where are you from?”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야 하고, 어딜 가나 백인들과 흑인들에 둘러싸인 유일한 동양인이며, 동양인의 외모나 문화를 비하하는 유머를 웃고 넘겨야 하는 상황.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문화 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도 전에 백인 문화에 철저히 동화되어 살아가는 상황 말입니다.
아이들과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간접적인 트라우마가 생기더군요. 그리고 작은 아이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무엇을 했냐고요. 또한 큰 아이는 제 걱정을 했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나서다가 혹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될까 두렵다고요. 저도 때로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두려움보다 용기를 선택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모든 인종을 품을 수 있는 큰 리더로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훗날 엄마가 무력하게 숨죽이고 있지만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국 사회는 그동안 차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오직 근면성실함으로 인종적 불리함을 극복해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대해 “모범적 소수민족(The Model Minority)”이라고 추켜 세우지만, 최근 자주 발생하는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린빌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의 바람이 우리의 인식을 전환시켜줄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강진애 교수와 아들이 함께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Thai Hanh T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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