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 (법학박사, 변호사)

지난 5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날려 미국의 제재로 휘청거리다 못해 파산설이 나도는 중국의 대형 통신장비 업체인 ZTE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함으로써 ZTE를 회생시켜 주기로 중국 시진핑 주석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트윗의 내용만 보면 ZTE 건은 남북평화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시진핑 주석의 ZTE 살리기와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는 남북평화 및 북한 비핵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다. 이것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 협조하여 북한 비핵화를 도와 줄테니 시 주석 자신의 정치적 어려움을 풀어 달라는 정치적 협상의 결과인 것이다.

중국 ZTE는 지난 4월 16일 미국 상무부로부터 치명적인 제재를 받았는데 그 이유가 이란과 북한과의 거래금지 조항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향후 7년 동안 미국 기업들이 ZTE와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한 것이 이 제재의 골자다. 이로 인해 ZTE는 미국에 수출은커녕 미국 기업들로부터 전자부품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고, 부품이 없으니 중국 내에서조차 생산을 할 수 없어 그야말로 ZTE의 파산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이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시진핑 주석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트럼프의 대 중국 무역 압박 정책의 일환이었다.

트럼프의 이 트윗을 잘 읽어보면, 대 중국 무역 압박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설득하여 북한 비핵화를 도와주기 때문에 자신도 시 주석에 대한 보답으로 특별히 ZTE 제재를 풀어준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반 트럼프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ZTE 제재를 해지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당분은 트럼프의 이 결정에 대해 트집을 잡으며 계속 트럼프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언론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주류 언론들의 논조를 잘 간파하여 예리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기사를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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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길 법학박사(SJD, 금융법전공), 변호사(미국 North Carol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