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 때 낭송과 필사를 함께 해보자. ©songhwajun.com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 코치
kthan@assist.ac.kr

메모의 힘
메모는 내가 가진 오래된 습관이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메모를 한다. 술을 마실 때도, 걸을 때도, 신문을 볼 때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메모를 한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잡아두기 위해서다. 책을 읽거나 지인들과 얘기를 나눌 때도 그렇다. 메모는 참 효용성이 높은 행위다.
한번은 LG그룹 임원들과 단체로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내 옆 자리에 우연히 지금은 돌아가신 구본무 회장님이 앉으셨다. 그런데 어찌나 아는 것도 많고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다른 참석자들이 둘이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 회장님이 하신 말씀을 정리해 보내주어 그들을 기쁘게 하였다. 모두 메모의 힘이다.
신문을 볼 때도 나는 늘 메모를 한다. 신문에는 의외로 멋진 말이나 새로운 정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독서할 때는 물론이다. 독서할 때야말로 메모가 필수적이다.

최고의 독서법
무슨 책을 읽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읽느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람들이 독서에 재미를 못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독서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독서를 해도 효과가 없어 멀어지게 된다.
‘독서’ 하면 사람들은 그냥 눈으로 보는 묵독을 떠올린다. 묵독은 눈으로 보는 비용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눈으로만 읽은 정보는 빛의 속도로 사라진다. 읽긴 읽었지만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읽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다. 책 내용을 물어보면 답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증거다.
내가 생각하는 효과적인 독서법 중 하나는 낭송과 필사다. 소리 내 읽고,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 메모를 하는 것이다. 나는 좋은 대목이 있으면 소리 내어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책에 기록한다. 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그 책에 나온 내용을 기록한다. 사례, 좋은 구절, 속담, 격언 등도 기록한다. 느낌도 적는다. 나중에 읽어보면 예전에 책을 읽으면서 받았던 그 느낌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낭송하며 읽기
낭송이 왜 중요할까?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낭송은 느낌이 다르다. 같이 모여 있을 때 누군가가 낭송을 하고 나머지가 들으면 느낌이 또 새롭다. 그래서 나는 팀장이나 임원 강의 때 내가 쓴 원고를 복사해서 돌아가며 읽게 한다. 그러면 파워포인트를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글을 같이 보면서 누군가 낭독하는 걸 듣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다. 내용이 영혼에 와서 박히는 기분이다. 이런 기분은 설명하기 어렵다.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
설국의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낭송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년시절 나는 겐지 모노가타리와 마쿠라노 소오지를 읽었다. 당시 나는 낭송의 중요성에 대한 의미는 알지 못했다. 단지 말의 울림이라든가 문장의 어조를 읽고 있었다. 이 음독은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과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 내 문장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 소년시절의 노래 가락은 지금도 글을 쓸 때 내 마음 속에 들려온다.”
뜻도 모르고 읽었지만 그게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도 비슷한 고백을 한다.
“나는 귀로 책을 읽었다. 글을 쓸 때도 소리를 내어 읽으면서 썼고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렇게 하는 동안 처음에는 서툴렀던 글이 숙달되었다.”
그들은 낭송의 중요성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이다.

온몸으로 읽기
가장 좋은 독서법은 무엇일까?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는 것 아닐까? 글을 쓴 후에도 소리 내어 읽으면 이상한 부분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이 훨씬 정교해진다.
독서도 그렇다. 눈으로만 읽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쓰기도 저절로 따라온다. 소리 내어 읽고, 읽으면서 써야 한다. 그게 진짜 독서다. 모택동은 이렇게 말했다.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법정스님도 읽는 것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종교의 어떤 경전이든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 그저 눈으로 스치지만 말고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울림에 신비한 기운이 스며 있어 그 경전을 말한 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책을 가까이 하면서도 그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일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기 눈을 잃는다. 책을 많이 읽었으면서도 꽉 막힌 사람들이 더러 있다. 책을 통해 자신을 읽을 수 있을 때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책에 먹히지 말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책에는 분명이 길이 있다”
낭송은 내가 말한 걸 내가 듣는 행위다. 눈, 입, 귀가 동시에 행동해야 가능하다. 필사는 거기에 손까지 필요하다. 종합훈련인 셈이다. 필사는 종이 위에 베껴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영혼 속에 새겨 넣는 행위다. 이제 좋은 책을 읽을 땐 소리 내서 읽고 손으로 베껴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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