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President Bill Clinton, left, stands on stage with his wife, Democratic presidential candidate Hillary Clinton, center, and their daughter, Chelsea Clinton, after Hilary Clinton spoke during a presidential primary election night rally, Tuesday, June 7, 2016, in New York. (AP Photo/Julio Cortez)

편집자주 – 트럼프 대통령을 ‘evil (악마)’ 또는 ‘idiot (멍청이)’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한미간의 외교와 무역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와 남북평화, 중국과의 무역 문제 등에 있어 국익에 큰 해가 된다는 판단 아래,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쓴 『트럼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전문을 연재한다.

트럼프의 경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끝나고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된 2016년 8월 1일, 오하이오주 유세장에서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민주당과 오바마 정권에 의한 부정선거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이후에도 트럼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지자들에게 힐러리 측에서 시도할 수 있는 부정선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는 언론의 편파보도와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조작은 심각한 부정선거라고 지적하였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언론들의 편파보도를 비판하는 트럼프의 트윗 ©Daily Mail

언론의 편파보도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언론은 트럼프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과 힐러리를 지지하는 언론들의 집중공격이 시작되었다.
특히 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의 음담패설 사건을 기화로 언론이 융단폭격을 가하자 트럼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2016년 10월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언론의 극심한 편파보도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며, 힐러리를 지지하는 언론들의 편향적인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2016년 10월 14일, “트럼프가 비난자들을 공격하고 언론에 의한 부정선거라고 통탄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 https://www.bloomberg.com)
“트럼프는 그린스보로 유세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을 허위라고 규정하며 그 여성들의 주장을 끊임없이 보도하는 언론들은 극심한 편파보도를 통해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언론들에 대해 트럼프는 언론을 상대하지 않고 직접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하여 발표하였다.”
이어 <로스앤젤레스타임즈>도 2016년 10월 15일 “2016년 대선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는 성폭력 주장과 싸우면서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 기사에 인용된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 http://www.latimes.com)
“이번 선거는 언론에 의해 자행된 부정선거이다. 그들은 사기꾼 같은 힐러리(Crooked Hillary)를 당선시키기 위해 허위 성희롱 주장을 대대적으로 유포시키고 있다!”
같은 날 영국의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트럼프는 언론들이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 이유는 9명의 여성들의 허위 성희롱 주장이 유권자들의 결정에 해독을 끼칠까 두렵기 때문이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출처 : http://www.dailymail.co.ukl)

샤이 트럼프 그룹의 반발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를 계속 악마화시키는 와중에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보도되자 트럼프에 대한 공개 지지 표명을 더욱 꺼리게 되었다. 이른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트럼프(Shy Trump)’ 그룹이 이렇게 형성되었다.
그런데 그들은 마음속으로 클린턴 부부의 수십 년에 걸친 만행과 클린턴재단과 관련된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언론이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성희롱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과 상관없이 최악의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편파성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주류 언론들은 빌 클린턴이 대통령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를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 주장에 이렇게 반박하였다.

첫째, 힐러리는 빌 클린턴의 성범죄와 관련해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힐러리는 빌 클린턴이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직에 있으면서 수십 년 동안 여성들을 강간하고 매춘부 등 많은 여성들과 바람을 피우고, 심지어 20대 초반의 인턴과 백악관 내에서 근무 시간에 성행위를 하는 패륜적인 행동을 알았으면서도 그것을 막기는커녕, 자신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망으로 남편의 범죄를 눈감아 주고, 심지어 피해 여성들을 찾아가 위협하며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해 왔기 때문이다.

둘째, 힐러리와 빌 클린턴을 공동 후보로 규정했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에 입성하면 빌이 언론의 주목을 덜 받기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고, 더구나 힐러리가 아파서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빌 클린턴이 대행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번 대선 기간 중 전 국무장관 콜린 파웰의 이메일이 해킹되어 언론에 공개되었는데, 그에 따르면 빌은 지금도 힐러리가 집을 비우면 근처에 사는 여성이 집으로 찾아와 빌과 같이 지내며 바람을 피운다고 언급했고, 경호원들이 그 여성을 ‘에너자이저(energizer)’라고 부른다고 언급했다.

한편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비슷한 시기에 성폭행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반면, 빌 클린턴은 그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흑인 매춘부에게 낳은 그의 아들이 기자회견을 해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주류 언론들 역시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언론들은 오로지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성추행 의혹만을 물고 늘어지며 공격을 했던 것이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언론의 이런 이중적인 편파보도가 21세기형 부정선거라고 규정하였다.

이준길 한미관계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