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평범한 이웃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온 사진작가 제롬
제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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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과 끝
말 많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고, 코로나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매일 십만 명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맞이한 가을 추수감사절은 예년과 달리 마냥 기분이 좋을 수 없는 시절이다.

필자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KOREAN LIFE 신문에 인터뷰 글을 써왔다. 처음 인터뷰 글을 쓰기 시작한 취지는 유명하고 저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 사는 동네 이웃 사람들의 평범하고 친숙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 미국에서 살다 떠난 사람, 서부에서 살다가 동부로 이사온 사람, 부모의 이민으로 따라오게 된 아이들, 한국인이지만 자라온 환경탓에 한국말을 못하는 사람, 미국인이지만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 유학 왔다가 아예 자리잡고 사는 사람 등등 ……. 이 타국 땅에서 만난 사람 누구나 사연 없는 사람이 없었고, 힘들고 서러운 경험 안 겪어본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늘 작은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세상의 유명한 사람들, 잘나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보다 더 보람 있고 의미 있었다고 자평하고 싶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모든 분들과 거친 원고를 잘 다듬어주신 편집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이제 필자의 새로운 작업으로 인해 “제롬이 만난 사람” 인터뷰를 접으면서 이번에는 아무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하지 않고 그동안의 과정을 잠시 돌아보기로 했다.

그동안 인터뷰를 하는 과정이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필자가 인터뷰 요청을 하면 한 달에 두세 명에게 거절당하기는 예사였기에 매월 최소한 두 명 이상의 후보에게 인터뷰 요청을 해두어야 했다. 인터뷰를 거절하는 이유도 다양했는데, 본인의 상황이 불편한 경우가 제일 많았고, 바쁘니까 무조건 자기 스케줄에 맞춰 달라거나, 사이가 안 좋은 누가 볼까봐, 혹은 필자가 진보 성향이라서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인터뷰까지 다 해놓고 마지막에 싣지 말아 달라는 부탁까지……. 그래도 모든 분들의 도움 덕분에 지금까지 인터뷰를 해왔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2월호 신문이 나오고 나면 이제 모두들 성탄절을 기다리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에는 좋은 일(코로나가 진정되기를…)들만 깃들기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필자도 그 시간에 동참하며 새로운 일을 즐겁게 받아들일 것이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다. 그리고 “제롬이 만난 사람” 연재는 이것으로 마치지만, 다른 작은 소식들로 가끔씩 쪽지기사를 올릴 것을 약속드리며 마침표를 찍는다.

새해에는 코로나가 진정되고 좋은 일들만 깃들기를! ©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