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사진가 jeromegraph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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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잔치에서 만난 사람
해마다 추석이 되면 그린빌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가위 잔치를 개최한다.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행사가 풍성해지고 유명해진 덕분에 다른 주에서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린빌 한국 사람들 중에도 매년 이날을 기다리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올해는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예전과는 다른 형식으로 재미난 공연을 준비하고, 학부모와 주민들이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하여 잔치를 벌였다.
오늘은 한가위 잔치에 함께한 한국문화원의 영어 선생님 린다 도빈스키(Linda Dobinski)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그녀는 미국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은퇴하신 분이기 때문에 미국 선생님이 보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은 어떤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통역을 위해 윤숙영 원장님이 도움을 주셨다.

영어교사로 34년
먼저 리다 선생님께 간단한 본인 소개와 그린빌에 오게 된 배경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는 메릴랜드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30년간 영어교사로 일하다가 이곳으로 전근을 왔고, 그린빌에서 4년 동안 근무하고 은퇴를 했어요. 그래서 총 34년간 교직에 있었네요.
그린빌에 오게 된 이유는 남편이 이곳으로 출장을 왔다가 그린빌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이사를 제안했고, 가족들이 모두 좋다고 해서 다 같이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그동안 살아보니 그린빌에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고, 오히려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그리고 저희 두 딸이 한국의 보이 그룹 ‘VIXX’를 좋아하고, 저는 <도깨비>라는 드라마를 너무나 인상깊게 봤어요.”
자기소개와 더불어 가족소개와 한국 문화에 대해 경험까지 말씀해주셔서 인터뷰하기가 한결 수월하게 느껴졌다.

한국말 배우러 왔다가
다음으로 린다 선생님이 한국문화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여쭤보았다.
“처음에는 제가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그 인연으로 한국 성인반 영어수업을 맡게 됐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한국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1:1 영어수업도 하게 되었죠. 이민 온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들으려니 아무래도 영어를 좀 더 보충할 필요가 있었어요. 물론 약간의 수업료는 받아요.”
옆에서 통역을 해주시는 윤숙영 원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약간의 수업료란 기름값 정도의 금액이라고 한다. 필자가 그동안 5년 넘게 뵈어온 린다 선생님의 모습을 생각할 때 아마도 거의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도와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한국 학생들
이어서 그녀가 본 한국 학생들의 특징에 대해 질문해보았다.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성실해요. 학업에 대한 동기도 상당히 강하고, 무언가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요. 그리고 예의가 바르지요. 그동안 내가 꿈궈왔던 학생들의 모습을 한국 학생들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성실함이 압박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들의 장점이 단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특징은 세대간의 화목함이에요. 그들이 쓰는 말투에서 그런 가치관이 확실히 느껴져요. 한국인은 정서적 문화의 격이 높고, 그런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린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한국 학생들이 겪는 엄청난 경쟁과 사회에 나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안타까운 현실이 머리를 스쳤다.
그리고 그동안 린다 선생님의 눈에 비친 한국 학생들과 어른들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했다. 또한 이곳에 린다 선생님이 계셔서 한국인들에게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와 바람
마지막으로 선생님으로서 한국 학생들을 향한 기대와 바람이 무엇인지 여쭤보았다. 그리고 미국 학생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도.
“저는 한국인들이 이곳에서의 생활에 성공적이고, 또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요. 한국인들은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프로페셔널하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꿈이 있으며 그에 맞춰 정말 열심히 생활해요.
그리고 한국 학생들 역시 약간의 도움만으로 SAT점수 300점 정도는 쉽게 끌어올려요. 그래서 한국 학생들의 장래가 상당히 촉망되고, 미국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그런데한국 학생들과 미국 학생들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아요. 저는 미국 사람이고, 그들을 비교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 같아요.”
충분히 공감되는 말씀이었다. 대화를 마치고 바라본 가을 하늘이 맑고 푸르다. 린다 선생님의 말처럼 앞으로는 우리 모두의 일이 다 잘 될 것처럼.
그리고 또한 한국인과 한국 학생들이 가진 장점들이 단점이 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가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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