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 김정상 듀크대교수 대담 ©성균관대학고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email protected]

1년 6개월의 고민
손정의 회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온 후 무려 1년 6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사업 구상을 했다고 한다. 당시 주변 친지들은 비싼 미국 유학을 다녀온 손정의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에 대해 무척 실망하고 화를 냈다. 당시 손정의 회장이 1년 6개월 동안 오직 사업 구상에만 몰두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친척들은 수군거렸다. 그러나 정작 내 머리와 가슴속엔 태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부모가 시켜서, 갑작스러운 인연으로, 혹은 돈이나 벌겠다는 욕심에 뭔가를 시작하고 싶진 않았다. 길을 한번 정하면 바꾸기 힘들다. 우왕좌왕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오르고 싶은 산을 정하라. 그러면 인생의 반은 결정된다’. 이 한 생각을 돛대 삼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업을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한다. 누구나 나름대로 많은 고민과 시장조사를 거쳐 충분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업을 시작하지만, 막상 사업을 하다 보면 시장의 상황이 변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그러면 결국 하던 일을 접고 다른 아이템을 찾아나서게 된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점을 손정의는 23살의 어린 나이에 일찍 내다보고,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무려 1년 6개월 동안 자신이 생각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고민했던 것이다.
“내가 택한 건 SW 유통. 치밀한 분석의 결과였다. 창업 전 나는 40여 개의 아이템을 검토했다. 당시 일본은 PC 대중화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PC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려면 우수한 SW가 있어야 한다. 미래는 SW 세상이 될 게 분명했다. 직접 SW 개발에 뛰어들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승률이 너무 낮았다. 그래서 난 개별 상품 대신 인프라를 택하기로 했다. 이익은 적을지 모르나 생명력은 확실히 길다. 또한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획득할 경우 업계 성장에 정비례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승률 70%. 나는 100여 개의 경영 포인트를 검토한 뒤 그렇게 결론 내렸다.”
그렇게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창업을 결정하고,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전진했다.

30년 후 세상을 바꿀 기술
최근 듀크대 김정상 교수가 성균관대 교수들과 양자 컴퓨터와 미래에 대해 대담한 영상이 생각난다.
김정상 교수는 박사학위 취득 후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듀크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전공은 물리학이었지만 듀크에서는 전자공학을 가르친다. 그때 김 교수는 앞으로 20~30년 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 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철저한 연구와 검토 끝에 양자 컴퓨터 분야를 선택하고, 그 후로는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매진했다고 한다.
김정상 교수의 이 말은 우리 한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메세지를 준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김 교수의 유투브 영상을 자녀들과 꼭 한 번 같이 보기를 권한다. 이 영상은 첨단기술로 인해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자녀들이 미래 직업으로 어떤 일을 선택하면 좋을지 등 미래 사회에 대한 정보와 삶을 살아가는 태도 등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세계 1등 기업
손정의의 사업 구상에서 특히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처음부터 세계 1등 기업을 목표로 삼았다.
“일생을 걸 만한 사업이 뭘까. 남들이 안 하는 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물론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뤄가는 것도 좋다. 세상 99%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허나 정말 큰 꿈,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다면 접근방식부터 달라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계속 사업 구상을 한다. 그러나 아마존이나 삼성을 능가하는 대기업을 구상하지는 않는다. 아예 처음부터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생각에서 그친다.
이제 손정의처럼 ‘세계 1등 기업’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사업 구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험이 부족했던 23살의 손정의는 수많은 책을 탐독하며 삶의 방향을 고민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전자책과 유투브, 블로그 등이 있지 않은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