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맞이부터 음식 조리까지 로봇들이 전담하는 일본의 헨나 호텔 ©Nikkei Asia
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joonkleedr@gmail.com

인공지능의 파도
몇 년 전,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바둑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세돌을 누르고 승리했을 때 전 세계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그때만 해도 그저 멀게만 느껴지던 인공지능 기술이,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우리 한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문제로 성큼 다가왔다.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한인들이 주로 운영하는 식당, 세탁소, 청소업, 심지어 교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미래를 완전히 바꾸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류에게는 지금까지 네 번의 커다란 도약의 시기가 있었다. 영국에서 증기기관차를 발명해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에디슨의 전기 발명으로 인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한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으로 인한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꽃을 피워가고 있다.
이 세계적인 과학 기술의 변화를 잘 읽고 활용하느냐, 역행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운명이 바뀌었다. 1차 산업혁명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은 아시아의 패권국가가 되어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만약 한국이 먼저 1차 산업혁명에 뛰어들었다면 한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되어 있을 것이고, 아시아에서 일어난 수많은 전쟁과 우리 민족이 겪은 분단의 고통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기회
그런데 이제 우리 앞에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후반부터 닷컴(dotcom) 비즈니스라고 불리는 인터넷 중심의 하이테크 산업이 급성장했고, 이 흐름에 올라탄 개인과 회사들은 큰 부를 이루었다. 반대로 똑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인터넷 혁명에 관심조차 없었던 보통 사람들은 그 기회를 고스란히 놓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우리 앞에 다시 한번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늘 양날의 칼이었다. 인공지능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의 사업을 키워 많은 돈을 벌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사업을 강제로 접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영업을 주로 운영하는 한인들 역시 이 변화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무인 매장 확대
인공지능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인간을 대체하여 인력난과 인건비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무인 매장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지난 2018년부터 계산대 없는 무인점포 아마존 고(Amazon Go)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미국 내 매장을 2,000개로 확대하고,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고객이 스마트폰에 전용앱을 다운받아 QR코드를 스캔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고, 카트에 물건을 담아 체크아웃 레인을 통과하면 고객의 아마존 계정에서 자동으로 정산이 된다.

인공지능 요리사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요식업계에도 인공지능의 바람이 거세다. 조만간 인공지능 로봇이 요리와 서빙, 배달 인력을 대부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봇 요리사 ‘몰리(Moley)’는 약 2,000가지 음식 레시피를 내장하고 있으며, 사람과 같은 손 구조를 가지고 사람과 같은 속도와 동작으로 정교하게 요리를 해낸다.
또한 인공지능 ‘셰프 왓슨(Chef Watson)’은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고 제안한다. 인간 요리사가 수많은 테스팅 과정을 거치는 것과는 달리, 셰프 왓슨은 재료의 조화, 영양 및 화학적 성분의 조합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테스팅 과정 없이 단번에 우수한 레시피를 개발해낸다. 유명 요리사의 레시피를 학습해 똑같은 맛을 구현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스시 로봇을 도입한 체인점이 350개나 성업을 이루고 있다. 스시 로봇은 인간보다 5배나 빠른 속도로 시간당 3,500개의 초밥을 만들기 때문에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초밥을 판매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더 나아가, 카페에서는 로봇 바리스타가 원두의 특성에 맞춰 정확하게 계량해 커피를 추출하며, 서빙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음식을 배달한다. 심지어 치킨집에서는 로봇팔이 치킨을 튀긴다. 피자, 햄버거 등 반복적인 동작이 필요한 요리도 로봇 요리사가 정확한 용량과 레시피에 따라 청결하게 조리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감염 방지 목적으로 로봇 요리사와 로봇 웨이터를 도입한 식당들도 늘고 있다.

무인 세탁소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세탁업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호주의 The Red Box는 기존의 무인세탁소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전 세계적인 프렌차이즈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세탁소 내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완전 자동 무인세탁소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인들 중에는 한국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세탁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한인들의 노하우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시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세탁업계에서 수많은 한인 빌리어네어들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에 능동적 대처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다면 직원관리에 따르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비용을 줄이면서 권총강도 등의 위험으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다.
반대로 아마존이나 맥도날드 같은 대기업들이 완전 자동화된 무인점포를 확대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면 스몰 비즈니스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막 꽃피기 시작했고, 그 기술은 남녀노소 모두가 배울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의 폭풍을 피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그 중심으로 먼저 뛰어들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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