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길 변호사 (NC)
법학박사 S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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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바로알기
오는 11월 3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지 여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노스 캐롤라이나는 경합 지역으로 분류돼 후보들에게는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며, 동시에 우리 한인들의 한 표 한 표가 다음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리 한인들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 언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한인 1세들의 경우 미국 언론에 대해 한국적 관점에서 바라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미국 언론과 한국 언론의 극명한 차이점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언론의 중립성
먼저 미국 언론과 한국 언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언론의 중립성에 대한 관점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언론을 사회적 공기(公器)로 보기 때문에 언론의 중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언론사도 기업이기 때문에 자사 이기주의가 보도에 반영될 수밖에 없지만, 저널리즘의 첫 번째 의무가 ‘진실 추구’라는 기본 명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언론인과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대 저널리즘의 이론적 토대를 만든 영국과 미국의 언론들은 사실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처음부터 특정 정당의 정치 선전 도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태생부터 정파성을 갖고 있다.
이런 배경을 모른 채 현재 미국의 주류 언론인 CNN,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을 접하며 이들이 정치 중립적으로 진실을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다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미국 언론은 처음부터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들은 365일 24시간 내내 특정 정당을 위한 보도를 한다. 각 언론사의 사주들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언론 종사자들의 정치색 또한 분명하다. 그래서 미국 언론의 이런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은 언론의 정파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신에게 맞는 언론을 골라서 보거나, 또는 그 보도 내용을 그대로 믿을지 말지를 스스로 판단한다.

미국 신문의 역사
미국 신문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미국은 영국 식민지 시기에 영국 신문들을 모방해 신문을 시작했다. 영국은 오랜 의회주의 전통으로 인해 신문들이 특정 정당을 위한 노골적인 정치 행위를 해왔고, 미국 언론도 이를 모방하여 당시 영국 왕실에서 임명한 거버너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다. 그러자 거버너가 신문을 금지하였고, 이후 신문에 대한 허가와 탄압이 반복되었다.
그러다가 미국이 영국과 독립전쟁을 시작했고, 결국 워싱턴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이 승리한 후 제일 먼저 선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언론의 자유(freedom of press)”였다. 영국 정부로부터 탄압받던 언론의 자유를 종교의 자유와 동등한 위치에 놓고 강력하게 보호한 제1차 수정헌법(The First Amendment)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영국 언론의 정파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미국 언론이 독립과 더불어 헌법으로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게 되자 언론들은 이제 더욱 더 노골적인 정치행위와 편가르기에 나서게 되었다.
이후 미국 언론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공화당 지지 그룹, 민주당 지지 그룹, 그리고 중립 그룹이었다. 그런데 언론사가 팔리면서 사주에 따라 정치색이 변하기도 했다. 실제로 1800년대 중반에 창간한 뉴욕타임즈는 공화당 정치인이 만들어서 상당 기간 공화당을 지지하다가, 1900년경 유태계 미국인이 인수하면서 오랫동안 중립을 지켰고, 그후 민주당 지지로 선회하여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앙숙이 되었다.

2020대선과 미국 언론
현재 미국의 주류 언론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중이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한인들 중 상당수가 한국 언론을 통해 미국 정치 뉴스를 접한다. 문제는 한국 언론기사의 소스가 되는 미국 주류 언론이 모두 한결같이 민주당 지지 언론으로서 트럼프 낙선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심지어 구글에도 100% 트럼프 비판 기사뿐이다.
따라서 미국이나 한국 언론을 통해 미국 정치 기사를 접할 때는 이러한 배경을 정확히 알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혜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