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상 유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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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르고 싶은 산
살다보면 웃음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우왕좌왕할 때가 있습니다. 저도 한때 휘청이는 다리를 이끌고 황량한 벌판을 헤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방황에 마침표를 찍어준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99%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무엇에 걸지 결정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위해 이것만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내가 목표로 할 산, 이것을 결정하기 바랍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말입니다. 당시 저는 여러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산에 올랐다가 “오메! 이 산이 아닌가벼!” 하고, 다시 저 산에 올라가 “오메! 아까 그 산이었나벼!” 하며 갈팡질팡하다가 벌판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그때 만난 손정의 회장의 말은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아하! 나에게 정말 오르고 싶은 산이 없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벌판을 헤매며 슬퍼하고 있었구나!’
저는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내가 오르고 싶은 산을 찾기 위해 궁리했습니다. 그 고민의 끝에 유머코치라는 제 인생의 산을 결정했고, 지금까지 저는 이 산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오르고 싶은 산을 결정하라고 조언했던 손정의 회장은 알고보니 전혀 다른 차원의 유머를 구사하는 인생 유머의 고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손정의 회장의 말에 담긴 긍정과 유머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난의 화살은 유머로 받자
첫 번째, 손정의 회장은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오면 유머로 돌려주겠다고 말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늘 크고 작은 공격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일일이 방어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마음도 쉽게 지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상대방의 비난을 슬쩍 비켜가면서 웃음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2013년 1월 8일. 트위터의 한 팔로워가 손정의 회장에게 이런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회장님의 머리카락이 계속 후퇴하고 있네요”.
그가 점점 대머리가 되어가는 것을 살짝 비꼰 팔로워에게 손 회장은 이런 답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제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전진하고 있는 거죠.”
그러자 또 다른 팔로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장님,) 다음부터는 머리카락도 꼭 함께 전진하세요.”
좀 더 아픈 화살도 있었습니다. 2013년 10월 8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소프트뱅크가 헛된(不毛) 가격경쟁을 시작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러자 손정의 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반격했습니다. “털이 없는 것(不毛)이 아니다. 아직 조금 남아 있다.”
일본어로 헛되다는 뜻의 불모(不毛)를 머리카락이 없다는 뜻의 불모(不毛)로 받아, 자신의 머리카락이 아직 조금은 남아 있다며 말장난 유머로 돌려준 것입니다. 이처럼 그는 원하지 않는 모든 화살을 유머와 위트로 받아냅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리더의 멋진 유머 센스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 마인드
두 번째,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 만인드로 전세를 역전시킵니다. 1982년 손정의 회장이 한창 열심히 회사를 키워가던 중, 뜻밖의 재앙을 만나게 됩니다. 그가 만성 간염으로 입원을 하게 되었고, 의료진은 그에게 “길게 잡아도 5년이고, 그 이상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습니다. 병상에서 홀로 하염없는 절망의 눈물을 삼키다가 손정의 회장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됩니다. “5년이다. 그동안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그것을 하자. 목숨 바쳐서.”
그날부터 그는 병원에서 무려 3,00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을 사장으로 영입하고 병실에 컴퓨터와 전화기, 팩스를 설치한 후 원격 경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그렇게 3년 반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의 건강과 회사를 모두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내 인생에 멀미는 없다
손정의 회장의 긍정 철학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 하다가 그의 말에서 한 가지 힌트를 발견했습니다. “사업을 할 때 바로 앞을 보면 멀미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몇 백 킬로미터 앞을 보면 평안한 마음이 듭니다. 나는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늘을 바라보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결코 멀미를 하지 않습니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와 어려움에 몰입되면 삶은 끝없는 문제의 연속이지만, 5년 후, 10년 후, 저 멀리 미래에서 지금을 바라본다면 보람과 기쁨, 역경과 극복의 드라마가 교차하는 과정을 한층 더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나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와 두려움을 저만치에서 바라보는 지혜. 이것이 인생의 멀미를 예방하는 특급처방입니다.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
그의 긍정 철학은 <손정의 제곱법칙>이라는 책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성공을 위해서는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라는 자연의 지혜를 닮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사업을 추진할 때는 바람(風)처럼 빠르게, 협상은 숲(林)처럼 조용하게, 공격할 때는 불(火)처럼 맹렬하게, 원칙을 고수할 때는 산(山)처럼 무겁게, 승리한 후에는 바다(海)처럼 넓게 품고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화살이 날아오면 유머로 돌려준다는 그의 긍정 철학은 바다를 닮아 있습니다. 수많은 적의 화살도 바다 같은 위트로 품고 녹여버리는 경영의 고수이자 인생 유머의 달인.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던 리더들의 여유가 바다의 마음이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지혜와 바다 같은 웃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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