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영어 자료들 중 관심 있는 것을 골라 읽으며 2~3개의 표현을 익혀보자. ©Marketing Donut
대니얼 김
KoreanEnglish.org 운영자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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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독해 VS 영어 대화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영어 독해는 각종 영어 시험과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오랫동안 자리잡아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학창 시절에 했던 영어공부를 생각해보면 단어, 문법, 그리고 영어 독해가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영어 독해를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왜 실전 대화 능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걸까요?

한국어식 독해 훈련
영어 문장을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문장의 앞뒤를 오가며 직역을 하던 일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은 영어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런 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 문장을 그렇게 해석하는 이유는 영어 문장을 한국어 어순에 맞게 해석하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한국어식 해석 방식은 실전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됩니다. 왜냐 하면 이것이 영어를 영어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영어를 한국어식 사고에 맞추어 공부하는 어려운 길로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향상된 독해 실력은 영어를 영어식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아니라 한국어식 사고에 맞춰 의미를 추측하는 능력이 됩니다. 물론 이 추측 능력도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리고 단어와 표현, 문법 규칙을 더 많이 알면 알수록 향상됩니다. 비록 한국어식 사고에 맞춘 해석이기는 하지만 독해 속도 역시 빨라지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키운 독해 능력이 실전 영어 실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같은 직업, 다른 영어 실력
영어를 배우며 만났던 30대 후반의 한국인 남성이 있었습니다. 그는 중견 기업을 다니면서 부업으로 시작한 번역 일이 좋아서 회사를 그만두고 번역을 본격적인 직업으로 하고 있었죠. 그런데 하루 종일 영어 번역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회화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영어학원을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영어를 잘 못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쉽고 빠르게 영어회화 실력을 키워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자신의 회화 실력이 독해 실력의 1/5 수준도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20대 후반의 콜롬비아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직업도 번역가였습니다. 미국에서 2년간 유학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 한국인 번역가와는 출발점이 달랐지만, 그럼에도 이 콜롬비아 여성의 회화 실력은 그 한국인 남성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어공부에 투자한 전체적인 영어 학습 시간은 한국인 번역가가 더 많았는데 말이죠.
같은 직업을 갖고 있음에도 실용 영어 구사 능력에 있어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한국어식이든, 영어식이든 영어 독해를 잘하는 사람이 영어회화를 더 빨리 배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영어 독해 실력이 실용 영어 구사 능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실용 영어에 도움되는 영어 독해
영어 문장을 영어식 사고 방식으로 접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그 기본 개념을 숙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글 문장을 볼 때 문장의 앞뒤를 오가며 이해하지 않듯이, 영어 문장도 앞에서부터 뒤로 흘러가듯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해석을 하면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입니다. 이 어색함을 유지한 채 영어 단어, 표현, 문법 규칙을 계속 배워가며 그 어색함을 줄여가는 것이 영어식 사고를 배우는 방법입니다.

영어 독해가 실용 영어에 도움되게 하는 또 다른 팁은 마음에 드는 표현을 골라 더 관심있게 익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영어로 된 글이나 편지를 읽는 경우는 특정한 정보를 파악을 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특정한 정보 파악을 위한 독해에서는 필요한 내용에 집중할 뿐, 세부적인 표현들은 스쳐 지나가게 됩니다. 이때 눈에 띄는 단어나 표현, 문법 규칙 2~3개를 골라 시간을 들여 익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기사를 보더라도 전체 내용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거기에 나온 표현들은 뇌리에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실전 대화에 사용할 만한 단어나 표현 몇 개를 골라 따로 익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팁은 빠른 영어 독해, 즉 영어 속독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어 이해를 위한 빠른 두뇌 회전을 훈련하기 위함입니다. 영어 속독 훈련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그것이 리스닝 실력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빠른 독해가 조금씩 익숙해지면 한국어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어렵게 느껴지는 독해 자료 대신 쉽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연습을 하라는 것입니다. 대학교 전공 서적으로 영어 속독을 하는 것보다는 초중고 수준의 교재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재미 있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에게 딱 맞는 쉽고 재미있는 속독 교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어려운 교재를 고르면 공부를 지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실천 과제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영어가 실용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책상에서 하는 영어 독해든, 우편으로 온 광고 전단지를 보며 하는 영어 독해든 그것이 실용 영어 실력에 도움되게 하기 위한 첫 걸음은 바로 ‘마음가짐’입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영어 노출 기회들에 좀 더 집중하고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것이 단순 독해가 아닌 실용 영어에 살을 붙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편함에 광고 전단지가 있었나요? 그 중 2~3개의 표현을 익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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