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과 호수의 나라
더위가 한창일 무렵, 오랜만에 조금 긴 출장을 떠났다. 단풍과 호수의 나라 캐나다로!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은퇴도시는 서쪽의 밴쿠버(Vancouver)와 동쪽의 할리팩스(Halifax)이다. 특히 밴쿠버는 한국에서 가깝고 캐나다에서 가장 온화한 기후로 유명하다.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은 겨울에 우기가 길어서 관절염이 있는 분들에게는 힘들다는 것.
그래서 밴쿠버의 대안으로 부상한 도시가 노바 스코시아(Nova Scotia)의 할리팩스이다. 할리팩스는 캐나다 동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할리팩스 위쪽으로는 루시 몽고메리의 유명한 소설 <빨강머리 앤>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가 있다.
뉴욕에서 자동차를 타고 위쪽으로 코네티컷, 뉴햄프셔, 메인주를 지나 캐나다 동부의 뉴브런즈윅, 할리팩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거쳐 퀘벡, 몬트리올, 오타와, 토론토 등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을 쭉 둘러보고 돌아왔다.

대형 여객선과 레저용 보트들로 붐비는 할리팩스 항구 ©pinterest

준비물
미국과 캐나다의 전화번호 Country Code가 둘 다 1이다. 그리고 미국 신용카드와 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특별한 준비가 필요없겠구나 생각하고 출발했다. 그런데 메인주의 끝자락을 지나면서부터 핸드폰이 먹통이 되었다. 아, 이렇게 당황스러울 수가!
다음날 캐나다 핸드폰 가게에 로밍을 하러 갔더니 우리가 쓰는 전화기는 캐나다에서 로밍 서비스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캐나다 전화기를 하나 새로 개통했다. 핸드폰의 네비게이션 없이는 자동차 여행이 불가능하고, 호텔 예약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핸드폰 로밍은 필수!
또 하나, 주차비나 톨비를 캐나다 동전으로만 받는 곳이 많으니 1불짜리 캐나다 동전을 미리 환전해 가시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캐나다 지폐는 매우 신기하게 생겼는데, 위조 방지를 위해 지폐의 일부가 완전히 투명하다.
기온은 낮에는 80도 내외, 밤에는 60도 언저리로 내려가서 서늘하다. 한국식당은 어디에나 있고, 환율은 1:1.3 정도로 미국 달러가 약간 더 유리하다.

아틀란틱 캐나다
캐나다 동부 해안 지역에 위치한 4개주를 ‘아틀란틱 캐나다’라고 부르는데, 정말 청정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 역시 참 맑고 순수했다.
호수의 나라답게 크고 작은 호수들이 줄지어 있고, 어디에나 노란색, 하얀색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한창 키가 자라는 푸른 옥수수밭과 감자밭이 황금빛 밀밭과 샛노란 유채밭과 색색의 조화를 이루며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인구가 적어 밤 10시가 넘으면 고속도로에 차가 없고, 오직 밝은 달과 키작은 나무들, 그리고 달빛을 반사하는 호수와 바다만 존재했다.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싶을 만큼 맑고 깨끗하고 고요했다.
캐나다 동부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할리팩스는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도시답게 대학도 많고, 인구도 많고, 상권도 활성화되어 있었다.

할리팩스에서는 일부러 한인 민박집을 찾아 글로리아 B&B (T. 902-449-2580)에 머물렀는데, 탁트인 멋진 전망을 가진 아름다운 집에서 주인인 최장로님과 조권사님이 제공해주신 훌륭한 아침식사를 하며 두 분이 전해주시는 여행정보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서는 루시 몽고메리의 출생지와 <빨강머리 앤> 박물관을 가보았는데, 이 섬의 골프장 회원권은 일본 사람들이 싹쓸이했다는 소문에 비하면 거의 상업화되지 않은 소박한 시골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단, 오후 5시면 문을 닫으니 일정을 잘 조절해야 한다.

캐나다의 주요 도시
캐나다의 큰 도시들을 보러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맨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퀘벡이다. 그런데 프랑스 후손들답게 도로표지판에 영어가 전혀 없었다. Rest Area를 찾아야 하는데 표지판을 읽을 수가 없으니 프랑스어 번역기를 돌려 Aire de Repos를 찾아 들어가고, 표지판에 계속 나오는 Autoroute가 자동차만 다니는 길이 아니라 Highway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Merci!
퀘벡 시티를 비롯해 몬트리올, 오타와, 토론토 모두 2~3일 정도 머물며 관광을 해야 할 정도로 크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특히 유럽의 전통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수도 오타와의 모습, 그리고 캐나다의 심장 토론토는 투자와 이민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곳이었다.

캐나다의 행정수도 오타와에 있는 국회의사당 ©985thejewel.com

즐길 거리
캐나다의 맥도날드라고 불리는 Tim Horton의 진수를 맛보고 싶어 대표메뉴들을 먹어보고, 할리팩스의 유명한 랍스터 요리도 먹어보며 색다른 경험을 즐겼다.
토론토에서 내려오는 길에 나이아가라 폭포에 들렀는데 자동차로 돌아보니 예전에는 보지 못한 식당가도 많고 폭포 근처에 가까운 주차장도 많았다. 그리고 매일 밤 10시에 폭포에서 폭죽놀이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의료비 무료, 교육비도 거의 무료, 미국과 복수국적이 가능한 사회민주주의 국가 캐나다는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였다. 빨간 단풍의 계절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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