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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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렵다…
영어 초보자에게 미국에 와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다양한 악센트와 억양을 가진 미국 현지인들의 영어는 한국에서 토익이나 토플 시험에서 들어봤던 교과서적인 영어와는 완전히 달라서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그들이 일상에서 영어를 말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상대방의 말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가끔은 아는 단어들이 많이 들려서 내 영어 실력이 좀 늘었나 하고 좋아하다가, 그 단어가 내가 아는 의미와 전혀 다르게 사용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보게 됩니다.

어스패-러거스
날마다 용기를 끌어모아서 자연스럽게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려고 먼저 말을 걸어보지만, 상대방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단어들–예를 들면 피자, 그릴드 치킨, 아스파라거스–을 말했는데, 몇 번을 또박또박 발음해줘도 상대방이 전혀 알아듣지 못할 때의 그 당혹감이란…
서로 몇 번의 확인을 거친 후에야 나는 한국에서 말하던 강세와 억양으로 발음을 했고, 미국인들은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며, 그들은 그 단어를 전혀 다른 강세로 발음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 다시 좌절… 그래도 정확한 발음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정신승리를 해봅니다.

왜 이렇게 어렵지?
그런데 마음 한 켠에서 계속 의문이 올라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내가 배운 영어는 도대체 뭔가?’
한국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영어를 배웁니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모자라 방과후에 따로 영어학원을 다닙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합니다.
저 역시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영어를 어느 정도 준비하고 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완전히 영어 초보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힘들게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영어가 힘들게 느껴질까?’

영어 = 시험공부
제일 먼저 떠오른 답은 영어에 대한 저의 마인드였습니다. 영어에 대한 저의 경험은 학창 시절의 ‘영어 시험’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그때부터 영어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시험 과목이었습니다. 특히 수능에서 영어를 몇 개 이상 틀리면 대학에 못 간다며 항상 긴장하고 시험날까지 단어장을 놓지 못하는 과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영어는 곧 시험공부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성적에 대한 압박감 속에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영어였고, 시험에서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옳은 답을 찾아야 하는 시험공부였습니다.
미국에 와서도 이런 사고방식으로 영어를 대하다보니 내가 알아듣지 못하면 마치 이번 시험을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틀릴까봐 두려워서 영어로 말 한마디 꺼내기도 주저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영어가 아직도 부담스러운 시험 과목인 듯합니다.

영어 = 소통과 연결의 다리
그런데 며칠 전에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홈스테이를 하는 미국인 집주인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영어로 긴 시간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았지만 비슷한 나이에 맞벌이를 하며 아이들을 키운 엄마로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물론, 집주인이 내 영어에 대해 많은 인내심을 발휘해주었지만–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직장맘으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공감하며 즐거운 수다를 나누었습니다.
이 경험은 영어가 시험을 위한 외국어 과목이 아니라 소통 수단으로서의 영어, 그리고 내 삶의 또 다른 언어로서의 영어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놀라운 순간이었습니다. 영어의 진정한 목적은 시험 성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라는 것을 느끼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영어를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수단으로 배웠다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영어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를 갖게 되어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대화 수단으로서의 영어를 더 많이 경험하면서 나 자신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마음에 새기고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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