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용 박사
Translational Sciences Inc
at The University of Ariz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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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메르스도 코로나 바이러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그리고 이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하여 2020년 3월 31일 현재 전 세계에서 1백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45,500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이 바이러스의 정확한 이름은 SARS-CoV-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또는 2019-nCoV이며, 이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COVID-19(Coronavirus disease)라고 부릅니다.

Corona는 Crown(왕관)이라는 의미로, 이 바이러스의 표면에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crown-like spike)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몇 년 전 맹위를 떨쳤던 사스(SARS-CoV)나 메르스(MERS-CoV)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이며, 이번에 돌연변이로 발생한 SARS-CoV-2는 전파력과 발병 정도가 좀 더 심각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래
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스(SARS-CoV)나 메르스(MERS-CoV) 바이러스가 박쥐로 부터 유래되었기 때문에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박쥐로부터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한 결과 박쥐 바이러스(bat-SL-CoVZC45)와 사스(SARS-CoV)나 메르스(MERS-CoV) 바이러스와 많은 부분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온 시나리오가 박쥐 ⇒ 천산갑(Pangolin) 또는 물고기(우한 어시장에서 먼저 발병했다는 이유로) ⇒ 사람으로 감염되었다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가설이 세균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이 누가 먼저 만들었고 전파했는지를 두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은 “No”입니다. 왜냐 하면 인간이 이런 세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균연구소에서 바이러스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외부로 전파될 확률은 충분히 있습니다.

진단 및 치료
현재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연구 노력으로 이 신종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들이 점차 밝혀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간편하고 신속한 진단키트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전 세계에서 몸에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초기에 제거할 수 있는 예방백신을 만들고 있으며, 기존의 바이러스 관련 질병 치료제들 특히, 사스, 에이즈, 말라리아 등에 사용하던 치료제들을 실험해 COVID-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사례들이 보고됨으로써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는 없습니다. 또한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여 보급하려면 최소한 몇 달에서 1년 이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어떤 치료제가 개발되어 바이러스를 100% 제거할 수 있다 하더라도 COVID-19로 인하여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알았을 경우에는 폐포 손상 등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이전의 건강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COVID-19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최선책은 예방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수칙은 워낙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미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실천하기 쉬운 예방 수칙임에도 불구하고 게으름, 나는 아니겠지 하는 안일함, 배려심 부족,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예방 수칙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달 사이에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 감염병)이 된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눈, 코, 입과 배설기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몸의 젖어 있는 부분을 통해 들어오고 몸에서 나오는 액체를 통해 전파되어 감염을 시킵니다. 그래서 화장실 변기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고, 몸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예방 수칙을 실천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방 수칙을 한번 더 확인하자면;

  1.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습니다. 손을 씻을 수 없는 경우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합니다. (자기 보호)
  2.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만지지 않습니다. (자기 보호)
  3. 아픈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합니다. (자기 보호)
  4. 아플 때는 집에 있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합니다. (타인 보호)
  5.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티슈나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립니다. 때로는 기침 침방울이 8미터까지 날아갈 수 있습니다. (타인 보호)
  6. 마스크를 씁니다. (자기 보호 및 타인 보호)
  7.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습니다. (자기 보호 및 타인 보호)
  8. 사람들과 6피트(2미터) 정도의 물리적 거리를 두고 활동합니다. (자기 보호 및 타인 보호)

인체의 병원균 방어 기작
독감(Flu), 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 바이르스 등 모든 바이러스는 나이나 성별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감염이 됩니다. 다만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사람들은 적은 수의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와서 대량으로 증식하여 퍼지기 전에 1차 면역(비특이적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2차 면역(후천적 면역) 체계에서 항체를 만들어 증식된 바이러스를 제거합니다.

예를 들어 독감에 걸렸을 경우, 증상이 있는 듯하다가 금방 낫는 분들은 면역 체계가 아주 튼튼한 건강한 분들입니다. 그리고 2주 정도 고생하다가 낫는 분들은 평균적인 면역 체계를 가진 분들입니다. 그런데 몇 주째 독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첫 번째 독감 바이러스는 2주만에 제거했지만, 그 사이에 새로 들어온 다른 독감 바이러스를 초기에 제거하지 못해 다시 2주를 더 고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면역력이 아주 약한 분들이라면 독감을 계속 달고 살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2주의 의미는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2차 면역 체계에서 항체(Antibody)를 만들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나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기기 위해서는 0차 면역(필자의 표현), 즉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1차 면역이 강한 분들은 병원균들이 인체에 깊숙이 침투하기 전에 병원균들을 제거하기 때문에 질병으로부터 안전합니다. 그리고 0차와 1차에서 실패했지만, 2차 면역 체계가 잘 작동하는 분들은 항체가 새로 만들어져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2주가 걸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병으로 진전되기 전에, 즉 1차 또는 2차 면역 체계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사이에 자기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거나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항상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건강한 자가 관리와 인위적 면역력 향상법
면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면역력이 높은 건강한 사람이 되려면 ① 충분한 휴식, ② 충분한 수면, ③ 적당한 운동, ④ 적당한 영양 섭취, ⑤ 스트레스를 적시에 잘 해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다섯가지만 잘 유지한다면 거의 모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인위적으로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바이러스 등 병원균을 물리적으로 직접 제거하거나 죽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체온을 1~2도 올려서 병원균을 죽이거나 소금물로 사멸시키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몸에서 감기나 독감 증상이 느껴지면 양치한 후 따뜻한 소금물로 목과 코를 가글합니다. 따뜻한 물 한 컵에 소금 1작은 스푼을 녹인 후 30초 이상 가글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생강, 레몬, 유자, 모과, 계피, 쌍화차 등 면역력을 높이는 차를 꿀(또는 설탕)과 함께 뜨거운 차로 만들어 마시며 몸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이때 전기장판이나 뜨거운 온돌을 이용해 체온을 올리며 땀을 내주면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운동으로 땀을 흘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독감 바이러스나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따뜻한 물이나 차, 스포츠 음료 등을 하루에 2리터 이상 마셔 신진대사와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체온 높이기
따뜻한 차를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바이러스가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에 체온이 1~2도 올라가면 병원균이 죽게 되고, 땀으로 병원균이 배출이 되도록 도우며, 바이러스를 없앨 항체가 빨리 생산되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열을 생산하는 근육이 적은 노인들이나 늘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체온이 36도 아래로 잘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에 적정체온을 유지하며 면역력을 관리해야 합니다.

체온과 관련해 한 가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박쥐는 사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 등의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포함해 약 130여 종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데, 왜 병에 걸리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박쥐가 수많은 바이러스에 대해 특이하고 우수한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박쥐의 몸에서 바이러스 번식에 의해 병이 발생하려고 할 때 체온을 순간적으로 41도 이상으로 급격히 올려서 바이러스를 죽임으로써 체내 번식을 억제한다는 점입니다.

이 사실은 사람도 병원균에 감염되었을 때 몸을 따뜻하게 하여 체온을 1~2도 올리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론을 뒷받침해줍니다. 또한 체온을 올리면 암세포를 비롯한 비정상 세포가 죽기 때문에 “체온 올리기 요법(땀내기 요법)”은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우리 인체는 감기나 독감에 걸리거나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열이 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는 병원균들이 열을 내는 것이 아니라, 병원균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들을 죽이기 위해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서 열을 내는 것입니다. 즉 열에 약한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 체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가 인위적으로 체온을 높여줌으로써 면역 체계가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균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뇌세포들과 정상 세포들도 손상을 입기 때문에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